국내 공기업 중 규모가 가장 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해에만 7조 원이 넘는 부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부채 공룡’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정부로부터 부채중점관리기관으로 지정된 지 1년여 만이다. 임직원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부채 감축에 적극 나선 결과다.

25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와 LH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LH의 금융부채는 98조5000억 원으로 2013년 말보다 7조2000억 원이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LH의 금융부채가 감소한 것은 2009년 LH 출범(토지공사·주택공사 통합) 이후 처음이다.

'부채시계' 걸어놓고 적극 나서

출범 당시 LH의 금융부채는 75조1000억 원으로, 매달 대출 이자만 웬만한 기업의 1년 영업이익에 맞먹는 4000억 원을 냈다. 더 큰 문제는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금융부채가 매년 급증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급기야 2012년 100조 원을 돌파했고 2013년에는 105조7000억 원에 달했다.


좀처럼 줄 것 같지 않던 금융부채가 줄어든 건 미분양 토지·주택 판매에 적극 나선 덕분이다. LH 이재영 사장은 “미분양 토지 등 재고자산이 87조 원으로 재고자산 판매에 힘을 쏟는다면 부채를 줄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재고자산 판매를 위해 LH는 지난해 초 지역·사업본부에 판매 목표를 제시하고 본부장과 판매경영계약을 체결하는 판매목표관리제를 도입했다.

경기도 성남시 정자동 본사 로비엔 부채금액을 표시한 ‘부채시계’를 걸어 두고 임직원 스스로 채찍질을 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지난해 LH는 27조2000억 원어치의 미분양 토지·주택을 판매했다.

2013년(22조 원)에 비해 124%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초 세운 판매목표(17조8000억 원)를 훌쩍 뛰어 넘는 실적이다. 판매 대금..[원문보기]